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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오후에 '노매드랜드'란 영화를 보았습니다. 

클로이 자오 감독의 2020년 영화인데요~

심심한듯 하면서 인생에 대한 깊은 통찰을 담고 

있는 영화입니다. 

 

오후 늦게 보았는데 어느새 영화에 빠져들어 

저녁이 되었네요. 이 영화는 사실 집에 관한 이야기

입니다. 우리가 거주하는 집, 바로 그집의 의미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역설적이게도 사실은

집이 없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남편을 떠나보낸 중년의 여성 펀이 주인공인데

홀로 밴을 구해서 밴을 집으로 꾸민다음 노매드

즉 방랑자의 삶을 시작합니다. 

주인공인 펀은 '아마존'에서 단기계약직으로

일을 하다가 계약이 끝나면 또 다른일거리를

찾아 떠나는 생활을 반복하게 됩니다.

캠핑장에서 일하기도 하고 공사현장에서 임시 

노동자로 삶을 이어가기도 하며 햄버거 가게

에서 일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펀은 어디에서도

정착을 하려고 하지 않습니다. 

 

펀이 만난 노매드 들의 삶도 크게 그녀와 다르지 않습니다.

길위의 삶에는 낭만이랄게 존재하지 않습니다.

캠핑이라면 재미있을 일도 밴에서 생계를

유지해야 하는 사람들에게는 안락한 집이 아니라

모든게 부족한 밴에서 힘든 하루를 마감하여야

하는 삶이 쉬워 보이진 않습니다.

 

무언가 그들의 표정에, 힘없는 미소에 그들이 삶을

바라보는 태도에서 한없는 처연함이 느껴집니다.

노매드들의 하루하루 삶의 고단함을 영화는

펀의 시선으로 바라봅니다.

 

영화의 배경을 찾아보면서 미국의 어두운현실

하나를 알게 되었는데요.

그것은 바로 2008년 미국의 금융위기 당시 생활이

무너진노동자들에 관한 것입니다.

 

많은 노동자들이

하루아침에 자신의 집과 터전을 잃고 직업을

잃게 됩니다. 그들에게는 남은 선택지가 별로

없었는데요 이에 세계최대의 온라인 쇼핑기업

인 아마존은 자동차에 살면서 단기 일자리를 

찾아 이동하는 사람들을 고용하였습니다.

이를 '캠퍼포스'프로그램이라고 하더군요. 

 

펀이 아마 '아마존'에서 일하는 것은 이를 배경

으로 한듯 합니다. 어찌됐건 그런 프로그램도

완벽하게 노동자들의 주거안정을 이루어 주지

못합니다. 오히려 단기 일자리를 찾아 떠나오는

사람들로 인해 주거는 더욱더 불안정해지고 상황

은 더욱더 악화되는 것처럼 보입니다. 

 

완벽하지 않은 사회 시스템 속에서 소외된 이들은

그래도 여전히 삶을 이어나가기 위해 여러가지 

노력들을 하고 있다는걸 영화는 보여주려고 합니다.

그리고 그들은 서로를 위해 진심으로 마음의 위로를

나눕니다.노매드들 끼리 안부를 묻고 필요없는 물건을

교환하고,떠나는 누군가를 위해 진심으로 손을 흔들어

줍니다. 

 

이영화에는 빌런이 없습니다. 모두가 인생의 주인공

이라는 사실을 강조하는듯 모두가 자신의 역할에 충실

한 사람으로만 묘사됩니다. 그리고 결국 모든 출연진

들은 저마다의 이유로 주인공과 한순간 스쳐지나갑니다.

누군가는 시한부의 삶을 원하는 방식으로 마감하기

위해 떠나가고 누군가는 막 태어난 손주가 있는

따뜻하고 안락한 곳으로 떠나가고, 만남과 헤어짐이

반복되는데 우리네 인생 그자체를 보는 것 같더군요.  

 

캠핑장에서 펀은 다정한 한 남자를 만나게 되는데

그와 함께 정착해서 편한 여생을 보낼수도 있었지만 

펀은 그렇게 하지 않습니다. 

 

노매드의 삶이 펀에게 삶의 중요한 부분이라는 것을 

보여줍니다. 어쩌면 노매드의 삶이 펀에게는 인생의 

나침반과 같은 깨달음을 얻기 위한 과정 일수 있겠다

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노매드랜드는 인생에 대한 깊은 통찰이 담긴 영화

입니다.

심심하긴 해도 결국은 무언가 울컥하게 하는 힘이 있는

영화입니다. 펀이 비오는 거리로 다시 떠나면서

느끼는 처연한 고독에 마음 한구석이 먹먹해지지만

어쩌면 우리모두는 인생길에 있어 혼자 모든 힘든일과

고난을 헤쳐나가야 하는 길위의 노매드들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아직 길위에서 방향을 잡지못해서, 아니면 속도가 너무

빨라서 잠시 속도를 늦추어야 하는 분들이 있을지 모릅

니다. 아니면 아직 길 위에 오르지 못하고 현실에 안주

하고 계신 분들이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모든이에게

이영화는 심심하지만 따뜻한 위로의 마음을 전달해 줍

니다. 

 

짜릿한 액션영화도 좋지만 가끔씩은 가을에 어울리는

이런 감성적인 영화도 좋네요. ㅎㅎ

슬픈장면도 그렇게 많지 않은데 보다보면 눈물이

갑자기 멈추질 않네요!ㅎㅎ

감성을 자극하는 영화입니다. 

 

모두다 화이팅하시길 바라며

노매드랜드 감상 후기 포스팅을 마칩니다. 

참고로 감독인 클로이 자오는 연출과 각색 편집까지

맡아서 감독상,각색상,편집상 등 86개의 상을 이

영화로수상하였다고 합니다.

그리고 주인공 외에 출연진들은

전문배우가 아니라 실제 노매드들이

출연했다고 합니다. 

네 좋은 영화임에 틀림없네요~

조금 지루하긴 합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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